우수참여인력 인터뷰 생명의 골든타임을 지켜라! - 패혈증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 규명 - 김동하 박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고급인력양성사업단

한국연구재단 BK21플러스사업은 사업에 참여한 대학원생, 신진연구자 중 우수한 연구성과를 거둔 발전 가능성 높은 인재들을 발굴하고 격려하기 위해 ‘우수참여인력’ 을 매년 선정하여 표창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우수인력들의 진솔한 연구 이야기를 들어보는 BK21플러스웹진 우수참여인력 인터뷰 첫번째 주인공은 서울대학교 생명과학고급인력양성사업단 김동하 박사입니다.

BK21플러스사업 참여우수인력 김동하 서울대학교생명과학고급인력양성사업단
Ch.01 나의 연구 이야기

‘패혈증’(Sepsis)은 인체가 세균이나 미생물에 감염되어 염증반응과 함께 심한 장기손상을 동반하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질병의 합병증에서부터 작은 상처의 감염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패혈증은 중증 사망률이 40~60%로 치명적이고 치료과정 또한 힘든데요. 패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균을 빠르게 파악하여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대부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사망에 이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생명의 ‘골든타임’을 늘리기 위해 패혈증의 새로운 기전을 연구하고 규명하는데 성공한 연구자가 있습니다.

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동하입니다. 저는 2018년 2월에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박사 후 연수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학위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면역반응과 오토파지 등 다양한 시스템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패혈증은 인체에 매우 치명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고 사망률도 높은데요. 이러한 패혈증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을 발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전신에 심각한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건강한 사람이 발병하더라도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다양한 장기손상을 유발하여 치사율이 매우 높습니다. 때문에, 단기간 내에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최대 과제였습니다. 제가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는 패혈증과 같은 과도한 염증성 질환 발생에서 작동하는 PKCα-LSD1-NF-κB 신호전달 경로를 최초로 규명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몸속 LSD1이라는 효소가 인산화(인산과 결합)하는지 여부에 따라 패혈증이 느리게 진행될 수도,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죠.

3. 누구도 발견 못 했던 패혈증의 새로운 비밀을 풀어내신 거군요. 그렇기에 연구 과정도 험난하셨을 듯 한데요.

네. 이번 실험은 LSD1 인산화의 생체 내 여러 기능을 밝히는 것에 일차적인 관심을 가지고 LSD1이 인산화되지 않는 돌연변이 마우스를 제작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LSD1이 인산화되지 않는 돌연변이 쥐와 정상 쥐에 패혈증을 유발시키고 관찰한 결과, 돌연변이 쥐의 패혈증이 느리게 진행되는 걸 확인한 것이죠. 보통 실험에서는 이미 특별 제작된 마우스를 구입하여 실험을 하는데 저희 연구실은 보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 마우스를 직접 새끼부터 키워 많은 수를 확보해야 했습니다. 마우스는 예민한 동물이기에 어미가 새끼를 돌보지 않거나, 새끼가 초기에 죽어버리는 문제도 많았고요. 완벽한 연구를 위해 본의 아니게 사육과 연구를 병행했다고나 할까요.(웃음) 하지만 어렵게 실험조건을 잡고 고생한 부분에서 얻은 연구결과가 가장 핵심적인 데이터가 되어서 의미가 더욱 배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LSD1 인산화 조절을 통해 패혈증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
4. 만약 이번 연구가 실용화, 즉 실제로 패혈증 치료에 응용이 된다면 어떤 기대효과가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패혈증은 치사율이 높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번 마우스 모델을 활용한 실험을 통해 패혈증에 의한 장기손상을 막고,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연구 목표는 패혈증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키포인트로, LSD1의 인산화를 조절하여 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패혈증의 원인균을 빠르게 알아내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접근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신개념 패혈증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환자의 치사율도 낮출 수 있는 기대효과가 있습니다.

5. 연구가 완료되면 도전하고 싶은 다른 연구주제는?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생체 반응은 우리가 편의상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 다양하고 복잡한 경로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연구 진행 중인 염증성 질환과 오토파지 관련 질환의 연결고리를 새롭게 찾고 싶고, 또 서로 다른 두 생체 반응에서 항상성 유지와 관련하여 어떻게 상관관계가 있을지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신개념 패혈증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환자의 치사율도 낮출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
▲ 뛰어난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에쓰-오일우수학위논문상과 휴먼테크논문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Ch.02 내게 BK21 플러스는

김동하 대학원생에게 BK21플러스는 안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준 버팀목인 동시에 사업단의 역량을 키우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남다른 우수성과를 인정받아 제 4회 우수인력으로 선정됐지만 혼자만의 성과가 아닌, 연구실 동료들 모두와 이뤄낸 성과라고 말하며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김동하 대학원생은 앞으로도 멋진 선배가 되어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1. BK21플러스가 연구수행이나 사업단 전체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요?

BK21플러스는 대학원생들이 안정적으로 연구를 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버팀목입니다. 다른 연구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생명체를 다루는 저희 분야는 특히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안정적 지원 없이는 집중적 연구를 통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BK21플러스는 학위과정 학생들이 꾸준히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사업단 전체의 역량을 키우는데 매우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2. BK21플러스에 개선이 필요하거나 건의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고 학위과정이 진행되는 초기에 다양한 경험을 쌓고, 좀 더 의미 있는 연구 프로젝트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해외 학술대회 등 대외적인 활동에 대한 지원이 더욱 풍성해졌으면 합니다.

3. 우수한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BK21플러스 우수참여인력으로 선정되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연구성과는 비단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결코 안주하지 않고 더욱 정진하고 싶습니다. 함께 고생하고 의지가 되어준 연구실 선후배 동료들의 노고에 늘 감사하고, 조금 먼저 지나온 사람으로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물심양면으로 후배들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연구성과는 비단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결코 안주하지 않고 더욱 정진하고 싶습니다.
▲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어준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Ch.03 한 명의 연구자로서

흔히 과학자라고 하면 연구실에 틀어박혀 연구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남자답고 우직한 외모와 다르게 김동하 대학원생의 취미는 요리라고 합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재료를 준비하고 다듬는 오랜 과정이 연구와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느리지만 자신만의 템포를 갖추고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하는 김동하 대학원생. 생명과학은 ‘삶, 그 자체’라고 말하는 열정 있는 연구자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1. 연구 중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리프레시 방법은?

요즘엔 요리 취미에 부쩍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여러 재료를 준비하고 조합하여,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이 연구와도 비슷한데요. 특히 결과가 내 생각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요. 가끔 실험실 동료들에게 제가 만든 요리를 대접하곤 하는데 맛있게 먹어줄 때마다 연구로 쌓인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느낌이랄까요. 참,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파스타와 마라탕입니다.

2.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신만의 템포를 인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위과정은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레이스이기 때문에 처음에 오버페이스를 하거나 너무 느슨하게 레이스를 해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각자 생긴 모습이 다르듯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지속 가능한 템포가 있기 때문에 학위과정 초반에 이러한 자신만의 템포를 인지해 나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듯 합니다. 또, 그러한 템포를 잘 구현해 나가기 위해서 모든 것의 기본인 건강을 잘 지켜야 할 것입니다.

3. 연구를 진행하며 도움을 받거나 고마웠던 동료나 교수님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가장 감사한 분은 저를 지도해주신 백성희 교수님과 연구실 동료들입니다. 저와 팀을 이뤄 연구를 같이 진행했던 선후배님들은 저와 케미가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힘들 때마다 팀원들 간에 똘똘 뭉쳤던 것이 좋은 연구성과를 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또한 공동연구를 했던 경북대학교 배종섭 교수님과 함께 열정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다양한 마우스 실험으로 고군분투해주신 이원화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4. 앞으로 10년 후 연구자로서 나는 어떤 모습일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해보신 적 있나요?

저는 학위과정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토대로 10년 후에는 제가 가르침을 받았던 훌륭한 교수님들처럼 꾸준히 연구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교수가 되어서 기본적으로 학자의 자질을 탄탄히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훌륭한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현재 박사 후 연구원으로 생활하면서 다양한 후배들과 의견교환도 활발히 하고 조언도 해주며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들에 대해 고민하고 체득해 나가고 있습니다.

5. 본인이 생각하는 생명과학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무엇인가요?

저에게 생명과학은 ‘삶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연구하는 생명과학과 지금까지도 함께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삶’을 연구하면서 저 자신의 삶도 꾸려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생명과학은
‘삶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 게재 및 발표 논문 성과
  • Kim, H.*, Kim, D.*, Choi, S.A., Kim, C.R., Oh, S.K., Pyo, K.E., Kim, J., Lee, S.-H., Yoon, J.-B., Zhang, Y., and Baek, S.H. (2018). KDM3A Histone Demethylase Functions as an Essential Factor for Activation of JAK2-STAT3. Proc. Natl. Acad. Sci. USA, doi: 10.1073/pnas.1805662115. (*co-first authors)
  • Kim, D.*, Nam, H.J.*, Lee, W.H., Yim, H.Y., Ahn, J.Y., Park, S.W., Shin, H-J., Yu, R., Won, K.J., Bae, J.S., Kim, K.I., and Baek, S.H. (2018). PKCa-LSD1-NF-kB signaling cascade is crucial for epigenetic control of the inflammatory response. Molecular Cell 69. 398-411 (*co-first auth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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